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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어가는 가을 밤, 풍성한 음악들과 함께
2018. 11.05(월) 09:28확대축소
일제강점기인 1935년 10월1일, 광주 동구에 한 극장이 간판을 올렸다. 극장주이자 만석꾼인 최선진은 1933년 30만 엔의 자본금으로 주식회사를 설립해 1천25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대규모 극장을 개관했다.

당시 광주엔 ‘제국관’이라는 극장이 있었지만 제국관은 일본인이 세운이었고, 그런 의미에서 조선인이 세운 광주극장은 당시 지역민들에게 큰 충격을 불러왔다고 한다.

이 극장은 일제의 검열을 받는 당시에도 창극단이나 판소리 등을 극화한 공연을 주로 상영하며 신문화운동과 항일 정신을 이어갔고, 해방 후엔 김구의 강연회나 음악회, 연극제를 여는 등 문화교육장소로서도 활용됐다.

1968년 극장에 큰 화재가 나 대보수를 진행하기도, 21세기에 들어서며 멀티플렉스가 극장가를 점령하는 지금까지도 재정난 등 무수한 위기를 맞고있지만 이곳을 사랑하는 광주 시민들의 발길은 끊이지 않고 있다.

30~40여년 전에서 시간이 멈춘 듯 한 외관을 자랑하는 이곳은 광주 유일 단관예술극장 ‘광주극장’이다.





광주극장은 전국을 통틀어 거의 찾아볼 수 없는 단관예술극장이다. 거대 영화 투자를 비롯한 배급사의 자본력이 영화시장을 좌우지하는 가운데 최근 부산의 국도예술관이 사라지는등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지만, 이곳은 꿋꿋이 80년의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

3층 규모의 극장 내부는 800여 개의 좌석을 보유한 규모 때문에 마치 전용 공연을 올리는 대형 홀을 방불케 한다. 들어서는 순간 마주치게되는 넓직함은 첫 방문객들에게 압도적인 인상을 선사한다.

극장 곳곳에는 오랜 역사의 흔적들이 곳곳에 묻어있다. 일제강점기에 일본 순사들이 극장안의 동태를 살피고 영화 상영을 통제했다는 ‘임검석’(臨檢席: 극장 등의 단속 경찰관·소방관 등을 위한 특별석)도 그대로 보존돼 있다. 2층 상영관 입구 주변에는 커다란 영사기와 고전명화의 입간판들이 전시돼 있다.

극장 한켠에는 작가가 붓으로 영화간판을 그리는 간판실도 남아 있다. 광주극장은 복합상영관처럼 확대한 포스터를 실사출력한 간판 대신에, 아직까지 손간판을 내거는 몇 안 되는 극장 중의 하나다. 지난 2015년부터는 영화간판학교 프로그램을 통해 시민들도 간판 제작에 참여하고 있다.

광주극장은 흥행성보다는 다양성을 중시하고, 수익보다는 관객을 우선한다. 이곳에서는 흥행에 유리한 상업영화보다 작품성과 독창성을 인정받은 예술영화·독립영화들을 주로 상영한다. 더구나 극장을 찾는 관객의 영화감상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영화 시작 전에 상업광고는 일절 하지 않고, 영화가 끝나도 크레딧이 올라갈 때까지 조명을 켜지 않는다.

복합상영관에서는 볼 수 없는 이러한 풍경은 대기업·대자본의 독과점 구조에서 벗어나 더 많은 저예산·다양성 영화가 상영될 수 있게 하고, 관객의 영화 향유 경험을 보다 풍성하게 하겠다는 광주극장의 의지이다.



그러나 대기업의 복합상영관이 극장가를 점령한 지금 , 광주극장은 재정난을 비롯해 다양한 진통을 겪고있다.

지난 2001년 광주광역시교육청으로부터 학교보건법상 유해시설이자 15m 안에 유치원이 있다는 것을 이유로 극장 폐쇄 명령을 받기도 했으며, 2002년부터 받아오던 영진위의 예술영화지원사업 지원금이 ‘예술영화유통배급지원사업’으로 변경됨에 따라 공적 지원금도 끊기는 상황에 처했다.

고심 끝에 광주극장은 지난 2016년부터 후원회원을 모집하고있다. 광주극장은 후원회원을 모집하며 “80여년의 전통을 쌓아 준 관객들의 응원과 애정, 그리고 영화에 대한 우정을 한 순간에 잃고 싶지 않습니다. 또한 그 동안 신뢰로 쌓아온 광주극장의 프로그램을 함부로 바꾸지 않을 것입니다”라고 전했다.

또한 “다양한 독립·예술 영화, 사회의 아픔을 함께 나누는 영화, 콕콕 찌르는 아픔과 갈등이 생기더라도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과 의식을 넓혀주는 영화들을 계속 상영할 것입니다”고 광주극장만의 정신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광주극장은 지난 19일부터 진행된 개관 기념 영화제를 성황리에 치르는 등 현재의 자리에서 광주의 영화팬들과, 광주 시민들과 함께 호흡하고 있다.

시민들의 정성과 사랑이 십시일반 모인 광주극장은 올 해 여든 세살을 맞았다. 이영주기자 dalk1482@gmail.com









다양한 문화 공간으로 쓰이기도 하는 광주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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