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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암송하는 프랑스 노인
2018. 10.18(목) 15:01확대축소
시를 암송하는 프랑스 노인



며칠 전 헌책방에서 공광규 시인의 첫 산문집 ‘맑은 슬픔’을 구입해서 재밌게 읽었습니다. 산문집을 읽으면서 시인의 삶과 시작(詩作) 배경을 알게 되어 좋았습니다.

공 시인과는 그분의 대표작 ‘소주병’ 암송으로 인연을 맺었습니다. 시 전문(全文)입니다.

“술병은 잔에다/ 자기를 계속 따라주면서/ 속을 비워 간다// 빈병은 아무렇게나 버려져/ 길거리나/ 쓰레기장에서 굴러다닌다// 바람이 세게 불던 밤 나는/ 문밖에서/ 아버지가 흐느끼는 소리를 들었다// 나가보니/ 마루 끝에 쪼그려 앉은/ 빈 소주병이었다.”

이 시가 대중의 사랑을 받게 되어 그는 ‘소주병 시인’이라는 애칭을 갖게 되었답니다.

지난 해 광주 운암도서관에서 그분의 강연이 있다기에 찾아갔습니다. 다정한 삼촌 같은 편안한 인상이었습니다. 강연 후 질의 시간에 ‘소주병’의 창작 배경에 대해 물었습니다.

이 시는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나서도 한참 후, 시인이 아버지가 되어서 쓴 거랍니다. 대천 해수욕장에서 보령 지역 문인들과 어울려 술을 마시다가 발상한 거라고 했습니다. 처음에는 아버지가 시에 들어가지 않았으나, 퇴고하는 과정에서 아버지의 삶이 들어갔다고 합니다.

공 시인의 산문집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건 ‘시를 암송하는 프랑스 노인’이란 글이었습니다. 독일 태생의 스테판 에셀의 시암송에 관한 글입니다. 몇 년 전 이 칼럼에서 그분의 글을 소개한 적이 있었지요, 그땐 그가 사회운동가인 줄만 알았습니다. 이번에 공 시인의 글을 보고 그가 명문 파리고등사범학교를 졸업하고 후에 유엔 주재 프랑스 대사, 유엔 인권위원회 프랑스 대표를 역임한 외교관인 걸 알았습니다. 그는 퇴임 후에도 사회운동가로서 끊임없이 인권과 환경 문제 등에 관심을 가졌다는군요.

그는 프랑스의 유명 시인 아폴리네르의 ‘미라보 다리’를 비롯한 많은 시를 공들여 읽고 암송했다고 합니다.

이십대 청년 때 암송했던 시를 구십대가 되어서도 암송했던 이 노인은 “나치 독일의 강제수용소에 갇혀 있을 때에도 셰익스피어, 괴테, 휠더린의 시구에 담긴 운율의 힘을 빌려 마음을 달랬다”고 고백했습니다.

공광규 시인은 자신이 이 노인을 소개하는 것은 “현재 프랑스의 가치와 사회기반을 만든 사회정치적 상상력의 근원이 그가 암송한 시에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서다”라고 하였습니다. 그러면서 시암송 운동을 하는 내게 무척 인상적인 글을 남겼습니다.

“프랑스의 현재를 만든 이 노인의 젊은 글과 대담을 읽어가면서 시 암송의 수준은 그 나라의 사회, 정치, 경제, 문화의 수준과 비례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본다.”

이번 호 암송추천시는 김용석 님의 ‘입니다. 모든 걸 주고도 잃은 건 없다는 화자의 고백이 마음을 두드립니다.




김용석





나는 꽃이예요.

잎은 나비에게 주고

꿀은 솔방 벌에게 주고

향기는 바람에게 보냈어요

그래도 난 잃은 건 하나도 없어요

더 많은 열매로 태어날 거예요

가을이 오면... dalk148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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