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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로 청혼한 JP
2018. 07.25(수) 10:18확대축소
시(詩)로 청혼한 JP



얼마 전 인터넷에서 뉴스를 검색하다가 나도 모르게 ‘아!’하는 외마디 한숨소리가 나왔습니다. 김종필 전 총리의 별세 소식이었습니다.

내가 초등학교 때 5•16을 맞았으니 그때는 어려서 김종필의 존재를 잘 몰랐습니다. 그후 고등학생 때에야 어슴프레 5•16이 당시 김종필 중령의 머리에서 나왔다는 걸 알게 되었지요.

고교 2학년 때, 고시 공부를 하다 잠시 영어 교사로 들어 온 젊은 선생님이 수업 시간에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또 외유를 나서는 JP 얘기를 해 주었습니다. 선생님의 말씀과 표정에서 JP에 대한 흠모의 정이 느껴졌습니다. 내가 멀리서나마 그를 대면한 것은 ROTC 장교 임관식에서 총리 자격으로 축사를 했을 때였습니다.

JP에 대한 평가는 사람에 따라 크게 다른 것 같습니다. 그의 공과(功過)는 역사가에 맡기고, 책과 예술을 사랑한 한 인간으로서의 그에게 관심을 가져봅니다.

그는 어릴 때부터 독서를 많이 한 것 같습니다. 그는 중고교 시절 일야일권(一夜一卷) 독파주의를 가졌다고 합니다. 책을 다 못 읽을 때는 학교에 결석하면서도 책을 마저 읽었다고 합니다. “책을 읽지 않은 날은 아무것도 하지 않은 날”이라고 말한 걸 보면 독서를 중요한 일과로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그는 피아노, 오르간, 아코디언, 만돌린 등 여러 악기를 다루었습니다. 어느 모임에서 이미자 씨가 ‘섬마을 선생님’을 노래할 때 아코디언으로 반주한 적이 있었답니다.

그는 그림도 잘 그렸습니다. 힘들 때, 시간이 날 때 그림을 그리면서 행복과 충만함을 느꼈다고 합니다. 그는 조언합니다. “누구에게나 힘든 고비와 참기 어려운 시련이 있습니다. 그림이건 음악이건 여행이건 독서건 무엇에든 몰두해서 그 시련을 이겨내십시오”라고. 그는 취미삼매의 즐거움을 알았던 사람이었습니다.

한문에 능한 그는 여러 멋진 휘호를 남겼습니다. 그 중 내 눈에 띈 글귀입니다. 부대심청한(不對心淸閑). 공격에 대응하지 않으면 마음이 맑고 한가롭다는 뜻입니다.

김 전 총리는 시에도 관심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그는 아내 될 사람에게 영국 시인 로버트 브라우닝의 시 ‘한 마디만 더’ (ONE WORD MORE)의 한 구절로 청혼을 했다고 합니다. “Once, only once and for one only (한 번, 단 한 번, 그리고 단 한 사람에게.” 그는 주자(朱子)의 시를 암송했고, 우리나라 시로는 ‘먼 후일’ 같은 소월 시를 암송하길 좋아했다고 합니다. 그는 사무엘 울만의 ‘청춘’이란 시를 애송했습니다.

그는 어느 시인의 다음과 같은 말을 좋아했습니다. “아낌없이 타라. 타서 재가 되어라. 타다 남은 나무토막처럼 추한 것은 없나니!” 그는 영국 총리를 지낸 벤저민 디즈레일리의 명언도 우리에게 소개했습니다. “일생은 짧다. 시시하게 굴지 말라!” 다재다능, 다정다감했던 풍운아 그도 유한한 한 인간으로서 한 줌의 재로 사랑하는 아내 곁에 누웠습니다.

이번 호 암송추천시는 고진하 님의 ‘나무’입니다. 쉽게 길을 잃어버리는 우리는 나무에게서 길을 잃지 않는 법을 배워야겠습니다.





나무



고진하 (1953 ~ )





나무는 길을 잃은 적이 없다



허공으로 뻗어가는



잎사귀마다 빛나는 길눈을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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